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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리포트] 세계는 채식 열풍

 

육류를 비롯해 가금육, 어류, 달걀, 우유 등을 배제하고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을 ‘채식주의자’라고 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채식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채소와 경제를 조합한 ‘베지노믹스(Vegenomics)’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는데요. 전 세계에 부는 채식 열풍을 진단하고, 채식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억 8000명의 전 세계 채식주의자들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영화배우 내털리 포트먼,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가수 이효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채식주의자’라는 점입니다. 폴 매카트니는 1975년 채식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로 ‘고기 없는 식단’을 꼽았습니다. 내털리 포트먼은 2009년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쓴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Eating Animals)>를 읽은 뒤 채식으로 돌아섰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는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가 침샘•눈물샘에 만성 염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으로 염증이 번지는 ‘쇼그렌 증후군’에 걸려 채식주의자로 돌아서자 자신도 식단을 채식으로 바꿨습니다. 국내 연예계 대표 채식주의자 이효리는 2011년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 가입한 뒤 채식주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채식인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국제채식인연맹(IVU)은 전 세계 채식 인구를 1억8000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어떤 동물성 음식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이 약 30%에 이릅니다. 영국의 15세 이상 채식자는 2006년 15만 명에서 지난해 5월 기준 54만2000명으로 10년 새 360%가 늘어났으며, 독일의 채식 인구는 약 8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독일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죠. 중국 매체 상하이르바오(上海日報)는 “2014년 기준 중국 채식주의자 수가 5000만 명으로 미국보다 많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채식연합은 국내 채식 인구를 100만~150만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채식과 관련된 새로운 언어 탄생

 

국어사전에서는 채식(菜食)을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만 먹음”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채식은 구체적 방식에 따라 나뉩니다. 붉은 살코기를 제외한 음식을 먹는 페스코(Pesco), 고기는 먹지 않지만 유제품•달걀은 섭취하는 락토-오보(Lacto-ovo), 고기•생선은 물론 유제품과 달걀•꿀을 먹지 않고 오로지 식물성 식재료만 섭취하는 비건(Vegan)입니다. 원칙적으로 완전 채식을 하지만 가끔 육식도 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도 있답니다.

 

채식주의자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채식 시장도 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베지노믹스(Vegenomics, 채식경제)’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채식주의자를 겨냥해 식물성 원료를 사용한 ‘대체 고기’ 시장이 대표적이죠.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12억 달러(약 1조350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대체 고기 시장은 지난해 18억 달러(약 2조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유로모니터는 이 시장이 2020년 30억 달러(약 3조35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채식인을 위한 놀라운 메뉴 개발

 

국내 채식주의 제품의 판매 흐름을 보면 이런 전망이 설득력 있습니다. 오픈 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육류•생선류를 대체하는 콩단백을 주원료로 하는 ‘콩고기’ 매출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콩고기는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고도 고기와 같은 질감과 맛을 재현합니다. 이 시장은 2014년에 98%, 2015년은 210%, 지난해에는 57%가 성장했습니다.

 

농심은 2013년 육류를 빼고 야채로만 맛을 낸 ‘야채라면’을 선보였습니다. 정식품은 2016년 코코넛에 라우르산 성분을 더한 리얼 코코넛 밀크를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 개를 돌파했답니다.

 

심지어 초콜릿마저 유제품을 빼고 만들기도 합니다. 독일 초콜릿 회사 리터 스포르트는 지난해 9월 버터•크림 같은 유제품을 일절 제외하고 오로지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 초콜릿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100% 식물성 초콜릿인데도 코코아 함량이 50%로 다크 초콜릿 맛을 내 비건에게 큰 관심을 받았답니다.

 

빌게이츠가 주목하는 식물의 단백질 추출 기술

 

베지노믹스 뒤에는 기술이 있습니다. 콩과 아몬드•참깨 같은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고도 고기와 똑같은 질감과 맛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대표적 회사가 임파서블 푸드입니다. 이 회사는 동물성 식품을 세포 단위로 분석해 고기 맛을 내는 특정 단백질과 영양 성분을 식물로부터 추출해 재현하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헤모글로빈에 함유된 성분을 찾았는데, 콩과 식물 뿌리에도 같은 성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답니다.

 

임파서블 푸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와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Li Ka-Shing)으로부터 2014년 7500만 달러(약 842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2015년에는 NXC 김정주 대표에게서 1억800만 달러(약 1212억원)를 추가로 투자받았습니다. 또 구글이 이 회사를 2억~3억 달러(2244억~3366억원)에 인수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 식품 회사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닭고기를 선보인 비욘드 미트는 ‘대체 육류’ 상품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지난해 5월 구우면 고기처럼 육즙이 흘러나오는 ‘비욘드 버거’를 출시하였는데요. 이 신제품은 출시 1시간 만에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죠. 대체 육류 회사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 최대 육가공 회사 타이슨 푸드가 비욘드 미트 지분 5%를 인수해 화제를 모았답니다.

 

화장품 패션업계는 자연주의에 주목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채식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동물로부터 나오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도 소비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일컫는 ‘비거니즘(Véganisme)’이 프랑스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에는 비거니즘이 소비 습관과 여가 생활에 영향을 미치면서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동물성 성분을 넣은 화장품을 비롯해 동물 실험을 거친 샴푸•의약품을 쓰지 않고, 사냥이나 낚시•승마 같은 취미 생활도 하지 않는 식입니다.

 

글로벌 핸드메이드 화장품 브랜드 러쉬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연주의 화장품 회사입니다. 러쉬가 만드는 제품의 85%가 비건 제품입니다.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고 합성 방부제를 최대한 넣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매년 화장품 동물 실험 금지 캠페인을 벌이며 동물 실험 반대에 대한 방침을 확고히 하는 회사랍니다.

 

패션 업계에서는 동물성 가죽•털을 쓰지 않는 ‘비건 패션’이 등장했습니다. 글로벌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오래전부터 인조 가죽과 합성 스웨이드로 만드는 친환경 의류 브랜드를 운영해왔는데요. 동물 보호를 실천하는 ‘착한 소비’ 바람이 불자 과거 고급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 받던 인조 모피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와 동물사랑실천협회 등 국내외 동물 보호 단체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인조 모피 패션쇼를 개최했답니다.

 

 

 

<출처:삼성생명 WM, 2017년 10월호>


※ 준법감시필 2017-0268(WM사업부 2017. 09.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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